(1783 유 ㅅ ㅎ)
마라도
한라산의 막내둥이 마라도
엄마 말 안듣고 멀리 나왔다
동생 찾아 나선 형 가파도
태풍 몰려오면 한라산 새끼들 걱정
오늘도 앞 바다에 파도가 높다
시꺼먼 화산암 절벽은
시퍼런 파도가 쉼없이 들이받고
언덕배기 억새풀은
강풍에 머리 한 번 못쳐든다
오지마라 오지를 마라도
수 백명 씩 몰려오는 마라도
손바닥만한 땅위에
없는 것 빼고 있을건 다 있다
언덕 위에 교회당 하나
섬 끄트머리에 성당 하나
바다 내려다보는 관세움보살 하나
동서 양편에 공중화장실 둘
짜장면집은 대여섯
잘 찾아보면 보건소 파출소 마라분교도 있다
가지마라 가지 마라도
배 들어오면 바람처럼 가버린다
해물짬뽕이나 한 그릇 먹으려 올거면
오지마라 오지를 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