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운현궁

Sam1212 2021. 12. 9. 15:24

운현궁에서

 

어둠 속에서 의지를 불태웠다

상갓집 개 소리를 들어도

허허 웃으며 꿈을 키웠다

큰 꿈 이루고 

하늘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늘을 가렸던 잡목들을 

사정없이 베어 넘겼다

벨 수 없는 거목들을 만나

의지의 사내는  지쳐서 쓰러졌고

그가 몸담았던 집도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어둠 속에서 칼을 갈았다

시퍼렇게 날이선 칼을 들고

세상을 향해 도전해 나간다

그늘 속에서 배운 비술

앞길 막는 모든 것 거침없이 베어버린다

원한과 분노의 칼은 

앞뜰 풀과 동산의 잡목을  벨 수는 있어도

푸른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포용의 바다를 건너지 못해 

빛을 가리는 검은 그림자를 남긴다

 

운현궁에 내려앉은 따사로운 햇살

마당 한가운데 느티나무 거목

검은 그림자 만들어

마당을 덮고 행랑채를 기어오른다.

 

운현궁은 흥선 대원군의 사저로 조선 26대 왕 고종이 즉위 전 12세까지 살았던 잠저(潛邸)다.

사대부가와 궁궐의 특징을 고루 가지고 있다.

흥선 대원군(1820~1898)은 영조의 현손으로 태어나 당시 세도가인 안동김씨 일족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다니고 '상갓집 개'소리를 들으며

둘째 아들 이재황을 조대비의 도움으로 왕의 자리에 앉혔다.

흥선 대원군은 이 집을 무대로 10여년 동안 섭정을 했고

당시 최고의 권력가들이 모여 개혁 정책을 도모 했던 현장이다.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 풍경  (0) 2021.12.19
양화진  (0) 2021.12.16
초겨울 풍경  (0) 2021.12.06
보령/죽도 상호원  (0) 2021.11.27
봉산 능선  (0)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