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이야기(초소 일지) 43

초소이야기 10 (카타콤 예배)

카타콤 예배 철책선 부대에도 일요일(휴일)은 있다. 군에서 일요일은 훈련이나 교육 또는 작업 지시가 없다. 일과 시간표에는 주로 목욕 이발 세탁 정비 란 용어가 등장한다. 전 대원들이 일주일간 밀렸던 목욕 세탁이나 정비를 한다.그러나 철책선 부대는 좀 다르다.경계근무는 24시간 빈틈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낮 일과 시간에도 대원들이 한 번에 한 자리에 집합하기 어렵다. 주 임무가 철책선 경계인 만큼 일부 대원들은 항상 경계에 투입된다. 야간 근무는 전반야조(해질무렵부터 자정까지)와 후반야조(자정에서 해뜰때까지)로 나눠 근무에 투입되고 후반야조 투입 인원은 오전에 취침에 들어간다. 따라서 일요일 아침 식사 시간과 오후가 되어야 전 대원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 처음 까치봉 7-5 P에 첫 부임하여 얼마 지..

초소 이야기9 (빳다)

빳다 1970년대 군 생활을 경험한 남자라면 군대 이야기 중에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가 '빳다'라는 용어다. 영어 배트(Bat/ 몽둥이)의 한국식 표현이다. 빳다는 군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몽둥이로 엉덩이를 때려 체벌을 가하는 행위다. 이런 가혹행위는 일본군의 악습으로 일제시 일본군에서 복무했던 군인들을 통해 초기 한국군으로 전수되었는 설이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으로부터 많은 선진적 군사 문화가 전수되었으나, 내가 군생활을 경험한 78년까지는 실재하는 악습이었다. 군 수뇌부에서도 이런 비민주적 악습을 제거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게 근절되지않고 오랬동안 지속되었다. 당시에도 체벌을 금하는 '얼차려'라 부르는 군기 위반자에 대한 새로운 신형 통제 방법이 내려와 시행되었던 기억이 있다. 한 세대가 지나 ..

초소이야기 18(땅굴 탐지병)

땅굴 탐지 GOP근무 당시 상급 부대의155마일 휴전선 방어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적의 땅굴 침투 이었다. 당시에도 제3 땅굴 까지 발견되어 전방 부대에 땅굴 탐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적의 땅굴에 의한 기습 남침은 최전방에 배치되어 방어 1선을 구축한 GOP부대를 한번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가장 두려운 전술 중의 하나 임이 분명하다. 병사 모두가 전방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데 야간에 적 정규군 부대가 후방에서 나타나 공격을 가해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이된다. 8-21P 우리 초소에도 땅굴 탐지 장비가 설치되었고 탐지병이 선정되어 24시간 감시 장비를 운영했다.당시 PK3 라는 탐지 장비가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면 지하 청음기다. 새로 개발된 국산 장비라고 들었다. 적의 땅굴 굴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