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오늘의 생각 69

쌀 이야기

쌀 이야기 아파트 베란다 구석 허드레 물건들과 함께 쌀 포대가 놓여있다, 지난해 고향에서 택배로 보내온 3개중에 하나다. 우리 집도 애들이 군에 입대한 이후로 식구가 줄어 쌀독에서 쌀 줄어드는 속도가 몰라보게 늘여졌다. 얼마 전 까지도 귀한 대접을 받던 쌀이 베란다 분리수거 통 옆에서 이렇게 홀대를 받는 모습을 바라볼 때 마다 기분이 묘해진다. 5,6십년대 한국의 농촌을 경험해본 이들은 쌀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였는지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농촌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쌀 을 한 알이라도 함부로 버리는 것을 죄악시 했다. 나는 지금도 쌀 포대를 쌀 독에 부을 때 마다 흘리지 않도록 조심을 한다. 서양 학자 제레미 다이아몬드는그의 책 '총균쇠'에서 인류 문명 발달 원동력이 된 소재를 총과 병균 그리고 쇠라고 ..

메멘토모리 (빛바랜 사진을 꺼내보며)

(1930년대 아버지 가족사진) 빛바랜 사진을 꺼내보며 지난 연말 한 모임의 만찬 자리에서 가장 연장이신 한 분이 "요즘은 무슨 일을 시작 하게 되면 죽음과 연관 지어 생각하게 된다."라고 한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 분의 말씀인즉 나이가 들고 보니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하거나 ,어떤 일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 마다 자신의 사후에 어떤 평가와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의 죽음이라는 명제를 앞에 놓고 내리는 결정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진솔하고 신중하고 이성적인 판단일 것이다. 젊은 시절 혈기왕성하고 의기충천 할 때는 이런 신중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권좌에 앉아 명성과 부귀와 권력에 취하면 죽음이란 그림자가 발밑에 함께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

최고의 경관은 어디?

최고의 경관은 어디? 서울의 산이나 강변을 걷다보면 이따금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조망명소'를 만나게 된다. 보통은 전망대가 설치되어있고 바라보는 방향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서 주요 지형지물을 사진위에 표시해놓은 안내판도 설치되어있다. 한마디로 시민들을 위해 경치 좋은 곳을 선정해놓았으니 감상의 즐거움을 충분히 맛보시라는 친절 행정 서비스 정신이 고맙다. 다른 지자체들도 지역의 경관이 좋은 곳을 선정하여 'oo八景' 'oo十景' '第一景'하며 관광 명소를 선정하여 홍보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많은 여행가들이 자신들이 돌아본 여행지 중에서 어디가 최고의 경관이다 또는 秘景이다 하며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서울시에서 선정한 꽤 많은 조망명소들을 둘러보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