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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論

우리말 중에 '또라이'라는 말이있다. 비속어로 점잖은 사람들이나 교양있는 사람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요즘 카톡방 문화를 접하며 또라이란 용어가 자꾸 떠오른다. 어느 집단 어느 모임이나 또라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한두 사람 끼어있다. 이런 사람들을 지켜보면 일반 적인 특징이 발견된다. 첫째로 자기과시형 인물이다. 이런 또라이들은 보통 자기 이름 석자 앞에 XX박사 XX교수 OO회장 OO대표라고 이름표를 붙이고 등장한다. 이름 석자 아래 공간에 세상 살이 하면서 얻어 달은 훈장과 상패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을 내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말이 많다. 이런 과잉 행동을 좀 들여다보면 내면에 컴플렉스가 깔려있다. 둘째로 남들이 불편해하여 뒤에서 수근대는데도 눈치없이 행동하거나 전혀 개의치 않는다...

自由人

자유인되기 태국이나 미안마에 가면 코끼리 트래킹이란 여행 상품을 볼 수 있다. 5톤이 넘는 거구의 코끼리가 100/1 밖에 안 되는 작은 인간의 조종에 순응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신기하다. 얼마 전 야생 코끼리를 길들이는 끔직한 현장이 방송에 공개되었다. 코끼리를 쇠줄로 묶고 좁은 공간에 가두어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날카로운 쇠꼬챙이로 코끼리의 귀 이마 무릎을 찍어서 명령어를 인식시킨다. 동물의 순응 과정은 명령 불응 시 가해지는 고통과 순응 시 제공되는 보상으로 만들어진다. 사육사의 작은 몸짓이나 명령어에 조건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뇌에 입력된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길들여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한 번 길들여진 동물은 묶였던 쇠사슬을 풀어주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도 본성을 잃어 버렸기에 스..

4류 집단(울컥)

常識 넘어에 서있는 사람들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 오래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일류 기업을 지향하면서 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하며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 답답해한다. 부연 설명하면 1류 로 도약하려는 2류의 발목을 3류와 4류가 잡아당기고 있다. 앞서나가는 행정을 4류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 발목 잡는 상황에서 혼자 앞으로 나가기는 무척 힘들다. 모두가 일류가 되려면 맨 뒤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의 선진화가 최우선 이뤄져야한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이 땅에 살면서 누구도 정치라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자체 시행 이후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제도 정치권에 직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권에 진입하려거나 주변을 기웃거리며 맴도는 이..

or let me die!(보물찾기)

(응접용 재떨이세트/ 학 문양의 주물 장식이 붙어있다) '보물찾기'라는 놀이가 있다. 우리 나이라면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서 보물찾기 놀이를 한두 번 해본 추억을 가지고 있다. 게임의 주관자가 종이에 보물의 이름이나 숫자를 적어 바위 틈 이나 나무 밑에 숨겨 놓고 찾은 사람에게 해당 상품을 주는 놀이다. 나는 소풍 때 보물찾기 게임에서 보물을 찾아내 환성을 터트려본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소풍 때의 아쉬움 때문인지 사회에 나와 내가 주관하는 야외 모임에는 보물찾기 게임을 끼워 넣곤 한다. 소년 시절의 날려버린 발견의 쾌감을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통해 다시 찾아보는 대리만족 기회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직원들과 야유회 때 몇 번의 보물찾기 행사를 했더니 역시 모두들 즐거워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내가..

아름다움(美)에 대하여

못다한 질문들 안양천 걷기를 마치고 해영과 종로 3가에서 헤어졌다.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선 많이 걸어 가야한다. 아직 퇴근 시간이 멀어 서인지 환승 통로는 한가했다. 배낭을 메고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는데 앞에 흰 지팡이를 짚고가는 여인을 만났다. 흰 색 지팡이로 보아 시각장애인 같아 보였다. 그녀 앞을 지나가면서 곁눈질로 얼굴을 쳐다보니 안경도 쓰지 않았고 40대 여성으로 정상인과 다름없어 보였다. 계단이 나타났다. 뒤에 따라오는 시각장애인이 걱정되어 걸음을 멈추고 기다렸다. 앞에 계단이 있다고 말해주고 팔을 부축해 주었더니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환승 정류장에 도착해 여인에게 물어보았다. 지나치면서 눈을 쳐다보았는데 정상인과 다름없어 보여 오해했다고 말했다. 보통 시각장애인들을 보면 검은 안경을 ..

향기(香)

(가지고있는 향을 모두 전해주고 깨끗한 자태로 남은 모과) 향기(香) 향기는 코를 통해서 감지 할 수 있는 좋은 기운이다. 향기 자체가 인간의 생명 유지나 신체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생활에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자연의 향기는 꽃에서 나온다. 일반적으로 좋은 향기는 크고 화려한 꽃 보다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작은 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옛 선비들은 엄동설한을 이기고 피어난 매화 향과 난향을 제일 좋아했다. 나는 들녘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들국화 향을 좋아한다. 과일들 도 좋은 향을 머금은 것 들이 많이 있다. 나는 모과 향을 좋아한다. 모과는 수박이나 참외 만큼 크지도 않고 사과나 자두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색을 가지지도 못했..

손이 시려운 날에

할머니의 복주머니:내가 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면 주머니 안에서 모아놓셨던 돈을 손에 쥐어주셨다. 아직도 주머니 안에 나에게 줄려고 모아둔 돈들이 남아있다. 손이 시린 날에 사랑이란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를 연구한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Harry Harlow)는 붉은 털 원숭이 실험을 통해서 밝혀냈다. 애정의 형성은 어미가 새끼에게 주는 먹이나 보상에 있지 않고 새끼에게 제공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스킨십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였다. 나는 처음 이 글을 읽고 놀랐으며 공감했다. 사랑이란 감정의 형성은 피부 촉감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그 애정의 깊이는 기억으로 뇌 속에 집적된 양에 따라 강도를 더 한다. 신이 주신 이 신비의 정신적 에너지는 그 개체가 생명을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분출한다. 몇일 전 ..